한국전기연구원(KERI) 기업총괄지원실 배준한 박사가 위험한 고전압 전기설비의 내부 통전 여부를 외부에서 안전하게 확인할 수 있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반 무선 통전 알림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국내 배전반의 대부분은 가정용 전압 220V의 30~100배에 해당하는 6.6kV와 22.9kV의 높은 전압을 사용하고 있다.
그동안 배전 설비의 전기흐름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작업자가 직접 문을 열고 설비 내부 곳곳에 부착된 통전 표시기를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감전 사고가 빈번히 발생했고 정전된 경우 남아있는 충전 에너지로 인한 사고 위험성도 컸다.
에너지 하베스팅은 전기설비 주변에 누설되는 전계 에너지를 수집 변환해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송신기의 전원으로 활용한다. 송신기는 전기가 흐르는지 여부를 무선 통신으로 수신기에 전달하고 결과가 외부 모니터에 나타난다.
성과의 큰 장점은 뛰어난 활용성이다. 무게 250g의 작은 송신기를 별도의 시공 없이 부스바에 부착하기만 하면 된다.
기존 전기 회로에 영향을 주지 않는 작은 크기에도 에너지 하베스팅의 효율성은 높여 최대의 전기를 생산하고 스스로의 소비전력은 최소화하는 고난도의 기술을 실현했다.
갑작스러운 정전이 발생해도 통전 알림 모니터는 1분간 계속 작동해 작업자는 상황을 더 면밀히 살펴볼 수 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통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인 문 개방이 이뤄질 경우 즉각적인 경고 방송이 송출된다.
배준한 KERI 박사는 "별도의 전력 공급이나 배터리를 활용하지 않고 주변의 에너지를 수집해 만든 전기로 위험한 설비를 외부에서 점검한다는 측면에서 안전성과 편의성을 크게 높인 기술"이라며 "통전뿐만 아니라 전압, 전류, 온도, 습도, 진동 등 각종 내부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ICT 기반 스마트 전기설비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