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9년 중국 송나라 승려 도성(道誠)은 초학자를 위해 불교 명목과 전례, 고사 등을 설명한 <석씨요람(釋氏要覽)>을 통해 목욕을 언급했다.

머리(沐)와 몸(浴)을 씻는 목욕(沐浴)에 대해 그는 "말과 마음까지 씻어야 한다"고 했다.

목욕하는 방법도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오른손으로 물병을 잡고 왼손으로 씻는다. 먼저 밖에 나가 손에 재를 바르고 물로 씻은 다음 황토를 사용해 세 번씩 닦고 민물로 씻어낸다. 밀가루를 사용해 몸을 씻으며 팔굽까지 씻는다. 손을 씻을 때는 재, 황토, 밀가루 등을 사용한다."

불교 경전 <불설온실세욕중승경(佛說溫室洗浴衆僧經)>은 준비과정도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맑은 물(淨水), 팥비누인 조두(澡豆), 불을 피우는 일(燃火), 버드나무가지(楊枝), 차조기 기름(蘇膏), 속옷, 맑은 재(淨灰) 등의 7가지의 사용을 권장했다.

7가지를 준비해 목욕을 하면 풍병, 습진 등의 병을 없애고, 몸이 거뜬해져 눈이 맑아지는 등 7가지 이로움이 있다고 했다. 이렇게 공양하는 자는 "4대에 병이 없고, 태어날 때마다 청정해 몸매가 단정하게 되고 7가지의 복을 받는다"고 했다.

버드나무 가지는 말을 씻는 재료로서 거짓말로 더러워진 입안을 양치질로 깨끗이 씻어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속옷은 추한 몸을 가려주듯 악업을 뉘우치고,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을 씻어내는 재료가 된다. 맑은 재(청회)는 더럽고 추악한 죄악과 때로 뭉쳐있는 몸뚱아리에 깨끗한 재를 바르고 문질러 씻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선조들은 불교의 영향으로 목욕전 버드나무 가지로 이를 닦고, 물로 씻어내 입안을 깨끗이 했다. 버드나무는 예로부터 폐건강, 심장마비, 뇌졸중, 심근경색 뿐 아니라 충치, 잇몸질환, 염증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치질은 원래 버드나무 양(楊), 가지 지(枝)자를 써 '양지질'이었다. '지'가 '이'를 뜻하는 '치(齒)’로 바뀌면서 지금의 양치질이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의 목욕, 불교에서 말하는 7가지 준비물은 완벽히 준비돼 있다. 뜨겁게 데운 깨끗한 목욕수(연화, 정수), 양치질(양지), 비누와 삼푸(조두), 때밀이(정회) 목욕 후 바르는 화장품(소고), 갈아 입는 깨끗한 속옷(내의)이다.

석씨요람에서 말하는 몸과 말과 마음을 씻어내는 목욕의 의미와 7가지 재료 하나하나의 의미를 되새겨 복을 누리길 권한다.

목욕할때 7가지 준비물인 팥가루(오른쪽) , 버드나무가지(가운데), 차조기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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