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화재 반년 만에 또 유사 사고 … 되살아난 불씨 소방관들 사망
소방본부 "창고 특성상 내부에 보온재·가스통 등 가연성 물질 많아"

▲ 경기도 평택시의 한 냉동창고 신축 공사현장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경기도 평택시의 한 냉동창고 신축 공사현장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쿠팡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의 비극이 재현됐다.

6일 경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2분쯤 7층짜리 팸스 물류센터 신축공사장 냉동창고 건물 2층에서 쓰러져 있는 A씨 등 소방관 2명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대원수색팀이 찾아냈다. 발견 당시 숨진 상태였다.

A씨 등과 화재현장에서 실종된 나머지 소방관 1명은 낮 12시 41분쯤 앞서 발견된 이들과 멀지 않은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불은 6일 오후 11시 46분쯤 최초 신고가 접수됐다. 건물 1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내용이었다.

경기소방은 신고 접수 14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섰다. 6일 6시 32분쯤 큰불을 잡고 오전 7시 10분에 대응단계를 해제했다.

그러나 사그라들었던 불씨가 갑자기 다시 확산했다. 결국 오전 9시 21분에 대응 2단계가 발령됐다.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이다. 2단계는 인접한 5~6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한다.

숨진 소방관들은 진화작업 중 불이 급격히 재확산하는 과정에서 고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오전 9시 8분쯤 2층 진화작업에 투입됐다. 화재현장에서 30~50분을 버틸 수 있는 용량의 산소통을 메고 투입됐다. 마지막 교신이 된 시점은 오전 9시 30분으로 파악됐다.

2층에서 진화작업을 한 소방관은 모두 5명이었으며, 2명은 자력으로 탈출,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현재까지는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의 경우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6월 17일 오전 5시 35분쯤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불이 났고,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20여분만에 대응 2단계를 발령, 장비 60여대와 인력 150여명을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불은 오전 8시 20분쯤 다소 기세가 누그러지자 소방당국은 잔불 정리작업을 하면서 경보령을 순차적으로 해제했다.

그러나 오전 11시 50분쯤 내부에서 불길이 다시 치솟기 시작했고, 건물 내부 진화작업을 벌이던 소방관들도 긴급 탈출 지시를 받고 야외로 대피했다.

이 과정에서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52) 구조대장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고 그는 이틀 뒤 불길이 완전히 잡힌 뒤에야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불길이 재확산한 이유는 창고에 쌓인 가연물을 비롯한 각종 적재물이 무너져 내리며 불길이 옮겨붙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경기소방본부 관계자는 "이번 화재의 경우도 냉동창고 신축 공사현장이다 보니 내부에 다량의 보온재와 산소통, LPG 가스통 등이 있어 화재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변을 당한 소방관들은 모두 공기호흡기 등 개안안전장구를 착용했지만 급격한 연소 확대와 구조물 붕괴로 갑작스럽게 고립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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