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외국인 입국 금지 …영국 입국·방역 강화
파우치 "미국 유입… 마스크 등 방역, 백신 맞아야"

유럽뿐 아니라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발견되면서 전세계에 비상이 걸렸다.

◇ 유럽과 아시아에서 '오미크론' 확진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까지 오미크론 확진이 확인된 국가는 영국,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벨기에, 호주, 이스라엘, 홍콩 등이다.

이외 독일, 체코, 네덜란드, 덴마크 등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의심 사례들이 나와 분석이 진행 중이다.

네덜란드의 인터넷 언론 'BNO뉴스'는 각국 공식 발표 등을 집계한 결과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확인된 오미크론 확진자 수는 113명, 의심 사례는 1천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영국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다녀온 2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실에 확인됐다. 이들은 자가 격리중이며, 당국은 이들의 동선을 추적 중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사업차 모잠비크를 다녀온 사람에게서 첫 감염 사례가 나왔고, 오스트리아에서는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도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됐다.

벨기에 당국도 터키를 경유해 이집트를 여행하고 지난 11일 돌아온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호주에서도 남아공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 2명이 오미크론 감염자로 확인됐다.

이스라엘은 최근 말라위를 방문한 뒤 귀국한 여행객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7건의 오미크론 감염 의심 사례가 파악되고 있는데, 이 중 3명은 아예 해외 여행을 하지 않은 사례여서, 자국 내 2차 감염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나머지 4명은 최근 해외 여행을 다녀온 사례다.

홍콩에서도 2차 감염 가능성이 제기된다.

처음 확인된 오미크론 감염자가 남아공에서 온 여행객인데 캐나다에서 입국한 사람도 같은 호텔 맞은편 객실에서 격리하다가 얼마 후 감염되면서 2차 감염 가능성이 제기됐다.

남아공 여행객이 필터가 없고 밸브가 달린 마스크를 사용했기 때문에 방문이 열렸을 때 공기를 통해 전파됐을 수 있다고 홍콩 보건당국 대변인이 말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독일과 네덜란드 등에선 오미크론 변이 의심 환자가 나온 상태다.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에서는 오미크론 변이로 강하게 추정되는 사례가 2건 확인됐다. 체코는 나미비아에서 건너온 한 사람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돼 조사를 벌이고 있다.

네덜란드도 전날 암스테르담 공항에 도착한 남아공발 여객기 두 대에서 61명의 승객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이들 중 일부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분석 결과는 28일 나올 예정이다.

백악관 최고 의학 자문역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NBC에 출연, '미국에 이미 오미크론이 상륙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 전파력을 갖춘 바이러스가 발생했고 감염이 확인된 벨기에와 이스라엘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서 여행 사례가 있는 만큼 변이가 확산하는 것은 결국 기정사실"이라고 덧붙였다.

◇ 진원 남아공, 코로나 신규확진 폭증 속 '오크미론 확진' 공개 안돼

오미크론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남아공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에 따르면 27일 신규 확진자 수는 3천220명으로 9월18일 이후 두 달여 만에 최고치다. 신규 확진자 대부분은 수도권 하우텡(81.99%)에서 나왔다.

최근 신규 확진자 수를 보면 23일 312명, 24일 868명, 25일 2천456명, 26일 2천828명, 27일 3천220명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신규 확진자 수는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3.63배로 늘어났다.

검사 건수 대비 확진 비율(양성률)도 치솟고 있다.

27일의 경우 검사자 3만4천880명 가운데 3천22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양성률이 9.23%였다. 전날(9.15%)보다 더 높아졌다. 이틀째 거의 수검자 10명에 한 명꼴로 확진 판정을 받는 셈이다. 지난 25일 이 비율은 6.47%, 24일에는 3.60%에 그쳤었다. 앞서 19∼22일에는 2∼3% 수준이었다.

NICD는 지난 22일 오미크론을 처음 검출했다면서 하우텡에서 발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알린 바 있지만 신규 확진자 중 오미크론 확진자 수는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남아공의 이같은 확진자 급증세를 설명하기 위해 현지 과학자들이 바이러스 표본을 분석, 자국 내 6건의 오미크론 확진 사례를 최초로 파악했다.

남아공 과학자들 사이에선 신규 확진의 최대 90% 정도가 오미크론에 의한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오미크론이 젊은이 가운데 빠르게 퍼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새 변이에 대해 처음으로 보건당국에 알린 남아공 안젤리크 쿠체 박사는 오미크론의 증상이 "특이하긴 하지만 가볍다(mild)"고 27일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 '시간 벌어야' … 국경 문턱 높이는 각국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이 빠르게 진행되는 와중에 오미크론 변이까지 속속 확인되자 전세계가 방역 강화와 입국 규제 조치 등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당장 이스라엘은 14일 동안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고, 대테러 전화 추적 기술을 재도입하기로 했다. 오미크론 변이 발견 이후 외국인 입국 전면 금지령을 내린 나라는 이스라엘이 처음이다.

영국은 입국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틀 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음성이 나올 때까지 자가 격리하기로 했다. 또 오미크론 감염 의심 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10일간 자가격리 하고, 대중교통과 상점 등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남아공과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8개국의 여행경보를 가장 높은 '4단계 매우 높음'으로 올렸으며, 미국 국무부도 오는 29일부터 이들 8개국에 대한 여행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미국 뉴욕주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아시아 국가들도 오미크론 등장에 맞춰 남아공 등 남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의 입국을 차단하고 있다.

이미 싱가포르는 27일 밤 11시 59분부터 지난 2주간 남아공과 보츠와나, 에스와티니, 레소토, 모잠비크, 나미비아, 짐바브웨를 방문한 이력이 있는 이들의 입국과 환승을 금지했다.

일본은 지난 27일부터 남아공과 보츠와나, 에스와티니,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에서 오는 입국자는 10일간 국가 지정 시설에서 격리하도록 했으며 이날부터는 모잠비크와 말라위, 잠비아발 입국자에게도 같은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도 전날 긴급 긴급해외유입상황평가 회의를 열고, 28일 0시부터 오미크론 발생국 및 인접국인 남아공,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아프리카 8개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막기 시작했다.

이 밖에도 인도,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스리랑카, 오만, 아랍에미리트(UAE),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요르단, 모로코 등 다른 아시아·중동 국가들도 남아공과 인근 국가에서 출발하는 사람들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통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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