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양대노총 결의대회
회사측 "법과 원칙따라 성실하게 임하겠다"

▲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조합원들이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화재 앞에서 '삼성화재 노동자 노동3권 쟁취 결의대회'를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삼성화재노동조합
▲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조합원들이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화재 앞에서 '삼성화재 노동자 노동3권 쟁취 결의대회'를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삼성화재노동조합

"삼성화재 대표이사는 당장 임금협상에 나서야한다. 설계사, 대리점의 노조활동을 보장하라. 진성 노동조합 68년만에 처음 설립됐고 단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

국내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의 노사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노조 복수체제로 전환 되면서 '노노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삼성화재 노조는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화재 본사 앞에서 '노동3권 쟁취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결의대회는 금속노련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금속삼성연대)로 진행됐다.

금속삼성연대는 10개 삼성그룹의 노조(전국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웰스토리,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삼성화재, 삼성SDI울산, 삼성생명직원, 삼성에스원참여, 스테코, 삼성카드고객서비스노동조합)로 구성돼 있다.

오상훈 노조 위원장은 "최근 2년간 코로나19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현장을 누비며 고객을 만나고 묵묵히 사무실을 지키며 소임을 다해왔다"며 "그러나 사측은 1조원이 넘는 이익을 실현하고도 직원들의 소득을 삭감하고, 우리의 요구를 무시하는 무성의한 태도를 보여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6000여 직원들의 임금과 2만3000여명의 보험설계사들의 수수료 협상이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보험설계사 노조의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받기 위해 삼성화재 2만9000명의 생존권이 걸린 교섭장에 책임자인 삼성화재 최영무 대표의 참석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삼성화재 보험설계사의 '노동3권 인정'도 촉구했다.

결의대회에는 삼성화재 노조를 비롯해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 등 양대 노총의 보험사 노조가 대거 참여했다.

김 위원장은 "삼성화재는 규약과 절차로 바로 만들어진 노동조합의 활동을 하고 있는 삼성화재노조와 아직도 교섭을 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부당노동행위고 노조탄압"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화재 대표이사는 삼성화재노조와 당장 교섭에 응해야 한다"며 비판하고 "삼성화재노조의 교섭재개를 위해 금속연맹 모든 역량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철형 삼성화재노조 RC지부장은 "삼성화재는 보험설계사들의 노력으로 함께 커왔다. 그런 회사는 한마디 말도 없이 설계사들의 수수료를 삭감했다"며 "삼성화재 대표이사는 보험설계사의 권리를 인정하고 교섭권에 응하라"고 요구했다.

김대성 KB손해보험지부장은 연대발언에서 "34년간 실질적으로 운영해온 상조회인 평사원협의회를 노조로 전환해서 진성 노조를 무력화시키려는 삼성화재의 시도는 손해보험 노동조합 모두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손해보험노조들은 좌시하지 않고 삼성화재노조와 연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지난 10일 진행된 최 사장과 오 위원장의 면담 이후 이뤄진 첫 쟁의행위다. 최 사장은 앞선 면담에서 노조의 요구사항을 수렴한 뒤 실무진에 관련 내용 검토를 지시했다.

이후 사측은 사실상 '교섭 불가' 내용을 담은 공문을 19일 노조에 발송하면서 본격화 되기 시작했다.

사측은 "평협노조가 교섭대표 노동조합이라는 노동위원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삼성화재 노조와 협의할 경우 부당노동행위가 될 수 있어 요구사항 수용 여부에 즉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조합원들이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화재 앞에서 '삼성화재 노동자 노동3권 쟁취 결의대회'를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삼성화재노동조합
▲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조합원들이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화재 앞에서 '삼성화재 노동자 노동3권 쟁취 결의대회'를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삼성화재노동조합

삼성화재 노조와의 입장과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오 위원장은 "지난 9월 법원은 삼성화재-평협노조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며 "우리와 교섭을 진행해야 하는데 사측은 계속해서 노노갈등으로 사안을 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화재 복수노조 갈등은 지난 3월 사원 협의체였던 평협이 노조 전환을 위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조설립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비롯됐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평협에 노조설립 신고필증을 교부했고 삼성화재 노조는 즉각 평협의 노조설립을 반대하고 나섰다.

삼성화재 노조는 평협이 노조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를 일으켜 '노조설립'은 무효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사측이 평협노조와의 협약을 이어가자 삼성화재 노조는 이를 금지하는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오 위원장은 "사측은 어용노조인 평협 핑계를 대면서 계속해서 뒤로 빠지려는 형국을 보이고 있다"며 "대표이사가 노조를 무시하는 처사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화재 홍보실 관계자는 세이프타임즈에 "노조와 관련해서는 특별히 멘트할 것이 없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양대 노총에서 대거 참여 했다. 한국노총에서는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을 비롯해 문병일 서울지역본부 의장권한대행, 이진헌 금속노련 삼성웰스토리노조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민주노총은 김대성 사무금융노조 KB손해보험지부 지부장을 비롯해 오세중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장, 김태인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장, 박경수 한국보험대리점협회 개인대리점협의회 회장 등이 참여해 연대 발언을 했다.

▲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조합원들이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화재 앞에서 '삼성화재 노동자 노동3권 쟁취 결의대회'를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삼성화재노동조합
▲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조합원들이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화재 앞에서 '삼성화재 노동자 노동3권 쟁취 결의대회'를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삼성화재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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