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상권 작가·칼럼니스트 ⓒ 세이프타임즈
▲ 한상권 논설위원

지난 9월 BTS(방탄소년단)가 특사 자격으로 대통령과 함께 미국을 방문한 것에 대한 평가는 분분했다. UN 연설로 한국 문화의 힘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었던 반면에 아이돌 그룹 인기에 영합해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국력의 한계가 아니냐 하는 지적도 있었다.

다만, 어디까지나 정치 세계의 해석일 뿐이다. 어찌 되었건 BTS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인의 대표 문화 콘텐츠라는 것은 분명했다.

사실 정치인이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활동할 때 국제적으로 검증된 유명 인사를 대동하거나, 그들이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은 그리 낯설지 않다. 이 역시 문화 지배력이 있으니 가능한 것이니 불편할 이유는 없다.

그렇다면 세계에 내놓을 만한 수준이 된 정치, 경제, 그리고 문화인 모두가 찾는 '한류(韓流)'로 불리는 '한국 문화 콘텐츠'의 시작은 언제부터일까.

2000년 초반, 일본의 NHK가 '겨울연가'를 방영하면서 많은 여성들이 배우들과 촬영지를 보기 위해 방한했을 정도로 한국행 비행기는 폭발적으로 붐볐다.

연간 200만명의 일본인과 외국인은 욘사마 배용준의 향기를 찾아다녔다. 이어서 2004년 방영된 MBC 대장금은 중동의 맹주인 이란 등지에서 90%가 넘는 시청률로 인기를 끌며 드라마 왕국의 시작을 알렸다.

구성으로 본다면, 아시아에서는 현대극, 중동에서는 사극, 서양에서는 K-POP과 같은 전통적 콘텐츠에 깊이 빠져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제는 루틴을 넘어 디지털의 영역과 스트린에서도 한국 상품은 뜨겁기만 하다.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에 빛나는 '올드보이',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과 '미나리'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은 시작에 불과했다.

최근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 안방을 강타했다. 문화의 저변 확산은 한국을 알리는 데만 머무르지 않고 한국의 사회 문제까지 심도 있게 다룬다.

지난 10월 17일 YTN은 캐나다 토론토에 거주하는 카타리나 코스타(24·캐나다)의 인터뷰를 방송했다. 카타리나는 "2년 전 제가 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어요"라며 "지금은 한국어가 서구사회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고 사람들은 제가 한국어를 배운다고 말하면 매료됩니다"라고 말했다.

욘사마로 시작한 드라마에서,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K-POP의 차원을 달리 한 BTS, 그리고 오징어 게임까지, 이제 한류는 한국을 깊숙이 이해하려는 세계인이 찾는 고유의 색깔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경제적 지표 관리도 심도 있어야 한다. 오징어 게임에서 볼 수 있듯, 우리 문화의 콘텐츠 재료는 실로 엄청나지만 실물 경제의 현실화로 이어지기까지 주인으로서 역할은 다소 아쉽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인 넷플릭스는 250억원을 투자해 1조원이 넘는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경제효과 또는 부수입에 만족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물론 한국 콘테츠에 투자 가치가 오른 것은 만족할만하다.

코로나 펜더믹으로 많은 국가는 락다운(Lockdown)했다. 동시에 경제의 흐름은 온라인으로 집결하는 언택트 시대의 속도를 부추겼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처럼 경제의 패러다임이 랜선으로 통하는 이유다.

스크린보다는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으로, 충성 팬층에 의존하기보다는 접근 가능한 콘텐츠로 일반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저변 확대가 이를 증명한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받아먹는다'라는 속담을 굳이 재현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그동안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실질적인 경제 이득까지 우리의 소유물이 되기 위한 문화·경제 패러다임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우리 문화 상품이 우리에게 귀속한 상태에서 시장의 경제적 이득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작은 곳에서부터 구조적 결함은 없는지, 콘텐츠 제공만이 아닌 개발과정에서 주체가 될 수는 없는지 살펴야 함은 물론이다. 특히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적극적인 투자의 역할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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