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권유옥 의생명연구원 교수 ⓒ 서울대병원
▲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와 권유옥 의생명연구원 교수. ⓒ 서울대병원

국내 연구진이 혈관신생을 억제하는 핵심 유전자를 발굴하고, 이를 이용해 암 전이를 억제하는 항암제 개발에 착수했다. 

서울대병원 김효수·권유욱 교수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암의 기초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혈액·종양학(Journal of hematology & Oncology)에 게재됐다고 6일 밝혔다.

 

혈관신생은 기존 혈관 구조에서 새로운 혈관이 만들어 지는 과정이며, 혈관 내피세포와 그 주위의 주피세포의 상호작용에 의해 조절된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혈관 내피세포의 역할은 널리 연구됐지만 주피세포 연구는 미흡했다. 혈관신생을 억제하면 암의 증식을 막을 수 있다. 

김효수 교수팀은 주피세포에 카이-원(KAI1/CD82) 유전자가 발현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카이-원이 혈관신생을 억제하는 중요한 조절자 역할을 하고 혈관의 항상성을 유지시킨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주피세포 내에서 합성된 카이-원 단백질은 세포 표면에 정착한 후 혈관신생 억제 인자 LIF의 발현을 증가시킨다. 또한 카이-원은 혈관 신생을 유도하는 대표적인 사이토카인 VEGF 또는 PDGF와 결합해 수용체와 결합하는 기능을 차단함으로써 혈관신생을 억제한다.

▲ 카이-원의 혈관신생 억제 메커니즘 ⓒ 서울대병원
▲ 카이-원의 혈관신생 억제 메커니즘. ⓒ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새로운 암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카이-원 단백질의 혈관신생 억제 효과를 이용했다. 카이-원이 혈관신생 사이토카인 VEGF, PDGF와 결합하는 부위의 분자 구조와 아미노산 서열을 분석해 카이-원 펩타이드를 제작했다. 또한 마우스에 유방암과 전립선암 세포를 이식해 종양 모델을 만들었다. 종양은 수많은 혈관을 만들어 영양분을 공급받았고 크기가 점차 증가했다. 여기에 카이-원 펩타이드를 투약하자 종양의 혈관신생을 억제해 크기를 획기적으로 감소시켰다. 

연구팀은 마우스 망막 혈관을 구성하는 내피세포 주위로 주피세포가 있으며 카이-원 단백질은 혈관 내피세포가 아닌 주피세포에서 주로 발현하고 있음을 규명했다. 이로써 유전자 조작을 통해 카이-원을 제거한 마우스 망막은 혈관 형성이 훨씬 활발하다는 것을 밝혔다.

당뇨병성 망막병증 동물모델에서도 카이-원 펩타이드를 투약했을 때 혈관 신생을 억제함으로써 정상과 유사한 수준으로 망막혈관 과증식을 억제하는 치료 효과를 보였다.

카이-원 펩타이드는 혈관신생 억제를 통해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고 암 전이를 예방할 수 있어 기존의 항암제와 병용요법으로 사용해 치료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처럼 혈관 과잉 증식이 원인인 질환의 치료제도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2016년, 카이 유전자가 골수 조혈모세포의 영원불멸 기전의 열쇠라는 사실을 세계 학계에 발표한 이후 후속으로 이번 연구에 몰두했다.

김효수 교수는 "세포치료 실용화 센터의 여러 구성원들의 노고로 큰 성과를 이뤘다"며 "향후 카이-원 펩타이드를 항암과 혈관성 망막증 바이오-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서 고도화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클릭하면 세이프타임즈 후원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