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경섭·전 기업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
▲ 민경섭·전 기업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

지난해 5월 7일 필자가 근무중이었던 회사에서 설비 정비중에 협력업체 한 분이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당일 KBS 9시 뉴스에서 첫번째 테마로 약 5분여를 다뤘다. 지역이 울산으로 재해율이 높고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지역이고 최근에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된터라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일 수밖에 없었다.

하도급업체에서 불법으로 재하도를 준 상황으로 직접적인 사고의 상대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발주자로서 법적인 총괄관리책임이 있었다. 진심을 다해 성의있게 사고에 대해 반성했다.

지금 역시 고인과 가족들에게 깊이 사과드리고 송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사고의 여파는 컸다. 사고 직후 관리감독을 받았다. 과태료 8000만원, 법위반으로 약식기소돼 필자와 회사는 각각 벌금 200만원을 납부했다. 권고사항으로 2000여만원의 안전진단도 받았다.

회사는 사고로 인해 정비가 지연되면서 가동중단으로 7억2000만원의 손실을 봤다. 대표이사는 있었지만 필자는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였고, 실질적인 경영책임자로서 전적인 책임이 있었다.

노동부 조사 2차례와 경찰조사를 받았다. 실무책임자인 법정안전관리자인 환경안전팀장과 설비관리팀장의 기본적인 안전관리업무 미수행과 법적사항에 대한 불이행이 다수 인정됐다. 총괄관리책임자인 필자도 결국 기소됐다.

중대재해이고 지역적 사회적 이슈로 실형(집행유예)이 유력했다. 1년이 넘게 시간이 소요되면서 내내 마음이 안좋았고 속이 말이 아니었다.

지난 8월 열린 재판에서 6개월 실형에 200만원의 벌금을 구형받았고 최후진술을 했다. 그리고 며칠전 선고가 있었다. 직접대상이었던 하도급업체는 집행유예 실형과 벌금, 필자와 회사는 벌금형만 선고됐다. 16일 항소를 하지 않아 사건은 종결됐다. 참으로 감사하면서도 송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과거 전직장에서 안전사고를 많이 경험했고, 안전사고를 줄이려고 많은 노력과 연구를 한 경험이 있다. 항상 안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중요하게 다루어 왔다.

안전은 관련요인과 대상이 복잡하고 많아 컨트롤이 쉽지 않지만 결국은 사람이다. 참으로 어려운 분야다.

생산직 직원들에게 경영실적을 설명하는 자리나 회의를 하는 자리에서 항상 하는 말이 있다.

"항시 가장 어렵고 위험한 치명적인 위협요인 두개가 있는데 하나는 화재이고 다른 하나는 안전사고입니다. 화재는 우리 공장을 송두리째 태워 엄청난 재산상 손실을 가져오지만 시간과 돈이 들뿐이지 해결은 되고 다시 복구하면 됩니다. 하지만 우리의 신체는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도 원상복구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안전이 화재보다 우선하고 더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하고 항상 가족을 생각해 나 자신을 철저하게 보호해야 하는 겁니다."

안타까운 이번 사고와 관련해 다시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아픔을 위로드린다.

이번 사고에 대해 많은 반성을 했다. 새롭게 모르던 부분도 학습을 하기도 했으며 사고 이후에 많은 안전조치를 강구했다. 무엇보다도 진심을 다해 마주했다. 도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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