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은 조직으로부터 중요한 무언가 원하는 게 많은 경우, 자신이 부당하다고 느끼거나 괴로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그 주장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게 된다.조직 내에서 직원으로서 자신의 안위를 내세우거나 주장을 펼치기에 구조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월급을 주는 사람, 평가를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간의 관계는 결국 주는 사람의 입장에서 결론지어지는 게 일반적이다.수만 년에 걸쳐 형성된 갑과 을의 형태는 최근까지도 그 정당성을 말하기에도 벅차다고 할 수 있다.일반적인 상황의 연속이더라도 이제는 겹겹이 쌓인 구조적 한계를 사회적 현상에 맞게끔
회식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사전에 밝히고 불참한 신입사원이 자신에게 할당된 회식비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용노동부에 '임금체불' 고소장을 넣었다.헛웃음이 나오겠지만 2022년 고용노동부 산하 K공공기관에서 있었던 실제 사건이다.신고인은 교육 프로그램을 맡아 일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J씨였다. 그는 전형적인 개인주의 성격에 가뜩이나 술도 마시지 않는데, 늘 필라테스에 가야 하는 시간에 회식이 있었던 것에 대한 반감이었다.요즘 유행하는 MZ세대와 관련된 밈(meme)을 보면 비슷한 얘기들이 있다. 그 대부분은 실제로 현장에서 발
고용노동부는 내년부터 생후 18개월 이내 자녀를 둔 부모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첫 6개월 동안 한 달 급여를 최대 9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도록하는 개정안으로 입법예고했다.개정안에 따르면 부모가 동시에 또는 차례로 육아휴직을 할 때 통상임금의 100%를 휴직 급여로 기존의 3개월에서 6개월로 늘어나고, 나이도 기존의 생후 12개월 이내에서 18개월 이내로 확대된다.겉으로 보면 집중적인 돌봄이 필요한 영아를 양육하는 부모의 공동 육아휴직 사용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 보인다.문제는, 부모가 동시 또는 순차로 육아휴직을
지난 14일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전라북도의 한 초등학교의 학부모가 학교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지속적인 담임 교체 요구는 교육 활동 침해 행위"라며 교사의 손을 들어줬다.담임교사 B는 수업 도중에 페트병으로 소리를 내며 반복적으로 수업을 방해하던 학생에게 교실 바닥 청소를 시켰고, 학생의 부모는 분노하고 교육청과 B선생님을 상대로 다툼을 벌였던 사건이다.MZ 세대에겐 다소 낯선 얘기겠지만, X세대나 이 전 세대들에게 선생님이란 그림자도 밟지 말아야 할 존재처럼 존경 받아 마땅한 스승으로 여겨졌다.때로는 수업 도중에
뜨거운 햇볕 아래 파행을 겪으며 세계적 망신거리가 된 '새만금 잼버리'만큼이나 강력한 사건 사고가 많은 여름을 보내고 있다.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등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의 분노에 찬 폭력 사건은 일일이 세는 것도 지친다.뿐만이 아니다. 서이초등학교 교사 자살 사건, 동화성세무서 세무공무원 사망과 같이 악성 민원인으로 인한 사고로 의심받는 다양한 사건을 보면서 사회적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힘들 지경이다.분노와 감정관리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로 오는 압박감에 관한 다양한 사건은 우리 사회
배승아 양이 스쿨존을 덮친 음주운전자로 인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지 3개월이 지났다.우리 사회는 과연 음주운전 사고를 대하는 자세에서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되짚어볼 시간이다.지난해 음주운전 사고는 1만5000건 발생하고, 재범률도 40%에 달하면서 코로나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갔다.때마침 검찰은 음주운전 사망 사고를 내거나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면 차량을 아예 몰수하고 구속 수사를 하겠다는 내용의 고강도 대책을 발표했다.술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 특히 음주운전 사고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고, 경제적비용은 10조원을
황순원의 , 윤흥길의 와 같은 소설의 공통점이 있다면 비(雨)를 배경으로 우리의 정서를 여과 없이 표현했다는 것이다.조선왕조실록과 같은 역사 기록서에도 비와 관련된 장맛비 기록을 보면, 여름 장마와 가을장마로 민가가 떠내려가거나 압록강의 물이 넘쳐 병선이 표류했다는 내용이 나올 만큼 단골이다.이처럼 비와 장마는 우리네 삶에서 빼지 못할 늘 함께 해온 반가우면서도 불편한 동반자로 바라보는 시각은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최근 2주 동안 매 주말마다 전국적으로 2~3일씩 기나긴 비를 뿌리고 곧바로 한낮 기온이 30도에 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일선에서 책임지고 있는 소방청에도 고질적 인사비리는 존재했다.공익을 위해 운영하는 공무원 조직이 갖춰야 할 '공공의 의리'는 현세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요한 가치가 된 지 오래지만, 그 말이 무색해진다.아직도 시대를 역행하는 이러한 조직은 우리들 삶 깊은 곳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최병일 전 차장이 승진의 대가로 신열우 전 소방청장에게 금품을 지급한 게 드러나면서 둘 다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최 전 차장이 뇌물 공여로 승진하려던 직위는 소방공무원 중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는 '소방정감', 대통
안중근 의사가 땅을 칠 일이다죄 지었으면 벌 받아야지입학을 축하합니다. 공기청정기 예산 3억 확보학교 앞 가로수에 걸려 있는 현수막 공기청정기 예산 확보 광고는 세금이 마치 자신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쌈짓돈으로 시민을 착각하게 만든다.문구만 보아도 정치적 의미가 가득 담겨 있는 이러한 현수막은 행인이 건너는 횡단보도, 학교, 그리고 신호등 앞뒤를 가리지 않고 걸려 있다.교복 입은 학생을 쳐다보기에도 민망한, 온 나라가 정치 현수막에 몸살을 앓고 있다.지난해 12월 옥외광고물법 개정으로 정치적 현안에 관한 현수막 등은 15일 동안 내용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사회적 계층이동 사다리는 더 이상 복원이 어려워진 듯하다.사회적으로 계층 간 이동으로 일부 기득권의 특권을 희석시켜야 할 과제가 있지만, 누구도 손쓸 방법을 속 시원히 제시하지 못한다.경제적으로 지원이 부족한 일부 소득계층의 청년은 어렵게 입학한 대학교 학비를 대출로 조달하고, 생활비는 아르바이트로 충당하면서 정작 집중해야 할 학업은 뒷전으로 밀린다.그렇게 졸업과 취직을 하지만 '현타'를 느끼는 데 오랜 시간이 들지 않는다. 치솟는 물가와 동떨어진 월급으로는 미래를 계획 하기는커녕 지금의 생활을 유지하는 데
세종은 관종이었던 장영실을 과감하게 등용해 정치·경제·문화뿐만이 아니라 과학에 이르기까지 당시 조선을 최고의 전성기로 이끌었다.이때 당대 최고라고 불리는 과학자의 탄생 과정에서 세종의 인재 등용 원칙에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국가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한 신용협동조합의 채용 면접 과정에서 여성 응시자에게 키와 체중을 물어보거나 '예쁘다'라는 식으로 직무와 무관한 외모를 평가하는 발언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면접 과정에서 붉어진 외모 평가, 춤과 노래 지시가 있었다는 성차별적 채용 논란이 왜 아직
1월 11일, 새해 떡국이 다 식기도 전에 광주시 서구에서 공사 중이던 화정아이파크(HDC 현대산업개발) 한 개 동이 상층부에서 붕괴됐다.대부분의 붕괴 원인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안전조치 미흡과 설계를 임의변경하면서 정상적인 건설 현장이 아니었다는 게 밝혀지며 다시 한번 우리를 각성하게 했다.바로 1월 17일 시행 예정이었던 '중대재해 처벌 법'을 앞두고, 법 소급 적용에 관한 논란을 남겼지만 결국 HDC 현대산업개발 경영자는 '천운(天運)'으로 용케 피해 갔다.3월 4일, 강원도 울진 삼척에서 발생한
조선시대 대표적 실학자인 서애 류성룡은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친우인 이순신을 선조에게 천거하고 그로 하여금 열세였던 조선의 전세를 역전시키도록 했다.그때의 인사(人事)는 꺼져가던 조선의 국운을 되살리는 결정적인 세기의 인사였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그래서 우리는 인재를 통한 사안의 해결을 일러 '인사가 만사다(人事萬事)'라고 말하지 않는가.대부분의 기업들 역시 좋은 인재를 등용시켜 적재적소에 배치해 성장과 이익의 창출, 궁극적으로는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쓴다.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연일 어두운 조명의 스포트
2005년 10월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대규모 압사사고를 겪은 정부는 소방방재청을 주무기관으로 문화관광부, 경찰청 등 관계 기관과 대학교수, 전문가들을 포함한 TF를 구성하고 '공연·행사장 안전매뉴얼'을 발간했다.매뉴얼에는 압사사고를 대비해 대규모 인원이 운집할 경우 행사장 주변에 안전 관리요원 배치, 교통시설의 유입인원 통제 그리고 운집 인원을 분산하는 요령 등이 담겨 있다.문제는, 안전매뉴얼은 △공연법 △경비업법 △체육시설의 설치·유지에 관한 법률 △관광진흥법상 공연장 및 공연장 이외의 장소에서 국가기관, 지
지난달 26일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에서 발생한 화재에서 목숨을 잃은 피해자는 모두 7명에 중상이 1명이다.소방당국과 경찰 관계자는 방재 시설과 스프링클러, 옥내소화전배연설비, 연기배출 장치 등은 정상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8명의 사상자를 낸 초대형 화재사건의 원인에는 인화물질 관리, 초동대처 미흡 그리고 대응 미숙 등 인재(人災)의 영역을 배제할 수는 없는 이유다.무엇이 됐든 원인은 반드시 규명돼야 하고, 반복되는 화재로 인한 교훈이 건물주와 상업을 영위하는 전국의 경영자와 시민들에게 전달이 되도록 해야 한다.한 가지 더
유난히 긴 장마와 집중호우는 강둑을 무너트리고 도시를 집어삼켰다. 예외없이 큰 비 한 번에 서울의 중심인 강남은 물난리로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연례행사는 아니더라도 몇 년에 한 번은 꼭 발생하는 물난리를 보면서 우리는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유사한 대책만으로 다가오는 다음 재해를 준비한다.보는 이를 지치게 하는 부분이다. 비가 쏟아지면 한 번씩 겪는 도심 속 물난리는 우리의 대책이 아직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교외 지역이나 농촌은 땅이 빗물을 흡수하고, 하수구로 내려보낼 수 있는 자연순환장치가 가동되지만, 도심은 온통
바다를 오랫동안 항해한 배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항구에 들어와 수리에 들어간다.엔진과 항법 장치들을 점검하는 데 별문제가 없더라도 바닥에 붙은 수많은 부유물들을 제거하는 최소한의 작업이라도 해야 한다.넓은 바다를 항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안전 조치임에 틀림없다.새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중대재해처벌법'과 시행령의 개정 논의가 정부와 여당을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다.강검윤 고용노동부 중대산업재해감독과장은 지난 4일 안전보건 세미나에서 "중대재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면 명확성 원칙과 관련한 일부 시행령, 도급에 관련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어느덧 6개월이 됐다.지난 1월 27일부터 시행된 이 법은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경영의 책임이 있는 사업주에게 1년 이상의 징역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입법 당시 사업주의 '안전조치 강화와 책임'이라는 법의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경영계, 노동계 그리고 정부의 입장 차이는 상당했다.징벌적 책임을 경영자에게 부여한다고 해서 현실적인 예방의 조건이 될 수 없다는 데에서 이견은 분분했기 때문이다.어찌 됐든 법은 국회를 통과했다. 사안이 이러니 우리 산업계는
미국의 심장인 뉴욕 한복판에서 발생한 911테러는 근현대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몇 안 되는 초대형 테러 사건이었다.테러의 핵심은 나를 포함한 특정 집단이 자신이 요구하는 사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저지르는 폭력적 행위라는 측면에서 다른 폭력과 구분 지을 수 있다.지난 9일 대구에서 발생한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의 피해자 대부분 역시 불특정 다수였다는 것을 보았을 때 911사건 못지않은 반문명적 테러임은 틀림없다.2003년 2월 지하철 화재 참사라는 악몽을 꿨던 대구 시민과 국민들로써는 경악을
자연재해로 인한 재산과 인명피해는 피하기가 어려울 수 있지만, 인간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인재(人災)에 관해서 해답을 찾기란 사실 어렵지 않다.모든 계획단계에서부터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 자연과 사람에 해를 끼치지 않는지를 살펴 공정하게 시행하고 빈틈 없이 관리하면서 안전을 담보해야 한다.'안전'이라고 하는 것은 노력 여하에 따라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성과'라고 말할 수 있다.세이프타임즈는 지난해 11월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으로 등재된 강원도 철원군 주상절리 '잔도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