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음과 어둠, 흑과 백, 승자와 패자, 힘 있는 자와 없는 자가 뚜렷이 나뉘면서도 공존해야 하는 세상을 해 아래에서 우리는 꾸려가고 있습니다. 또 이로 인해 이질적 관계가 뚜렷이 나뉘는 현실을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흐름에 젖어 살다 보니, 내가 살기 위해 남을 이겨야 하는 경쟁의 질서에 따라 모두가 투사가 되기도 합니다.이게 지나쳐서 굳이 싸울 필요가 없는데도, 가상의 경쟁자를 만들어 싸움을 벌이는 이들이 있습니다. 또 이런 싸움을 즐기는 사람들은 경쟁자가 없는 삶은 무의미하고, 맛이나 멋이 없기에
'죽음의 외주화'라는 끔찍한 말이 만들어질 정도로 노동환경,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장치가 크게 미흡한 것이 우리 현실이다.이런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진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 2년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무엇보다 정부가 과연 중대재해법을 정착시키기 위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정부가 산재 예방과 시설지원을 위한 예산을 대폭 삭감했기 때문이다.특히 내년 1월부터는 중대재해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장이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된다. 그럼에도 정부는 50명 미만 사업장의 유해·위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과 증거인멸 가능성이 낮아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영장 기각 이유를 밝혔다.이로써 이재명 대표는 가장 큰 정치적 위기를 넘겼고, 검찰의 수사는 동력을 잃게 됐다. 검찰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총력을 기울여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벌였지만, 백현동·대북송금 의혹사건에 대해서는 혐의 입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혐의 입증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검찰이 직접적인 증거보다는 관련자들의 '진술'에 주로 의존했기 때문
기독교 상담에 관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상담은 내담자 개인의 인권을 보장하고, 트라우마(trauma)를 극복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유도하는 걸 목표로 합니다. 이와 달리 기독교 상담은 내담자가 지닌 갈등이 성경에서 말한 구원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조정돼야 하는지를 다루고, 행복과 더불어 거룩한 삶을 살도록 내담자에게 권합니다. 내담자가 하나님 앞에 서게 됐을 때, 그가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게 뭔지를 기독교 상담에서는 중요하게 다룹니다.구약성경에서 거룩함이란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기 위해 얼마만큼 구별해서 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단식이 20일을 넘겼다. 보다 못한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나서 단식을 만류했지만, 이 대표는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이다.이재명 대표의 단식에 대한 입장은 찬반이 명료하다. '명분이 없다'거나 '체포 동의안을 피하려는 꼼수'라는 평가가 있다. 반면 지지층에서는 야당 대표가 '목숨'까지 거는 것은 윤석열 정부의 비민주적인 폭압 정치 때문이라 주장한다.이 대표의 단식 명분이 어떻든 정치파트너인 야당 대표가 그것도 국회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면, 꼭 대표가 아닌 여당 누구라도 한 번쯤은 말리는 시늉이라
공공예술(Public art)이라는 단어는 어디까지의 형용사를 수용할 수 있을까?공공예술(Public art)의 사전적 의미는 거리 공원, 광장 따위의 일반에게 공개된 장소에서 행해지는 예술이나 활동 등을 지칭한다.그러나 공개된 장소에서의 예술 행위 자체를 모두가 예술이라고 생각하는지는 제고해 봐야 한다.오늘날의 공공예술 혹은 공공미술은 미국, 일본, 독일 등의 나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되고 오고 있다. 2000년에 들어와서는 우리나라에서도 안양, 서울, 광주 등지로 확산되며 도시재생이나 예술의 민주화 개념과 맞물려 새로운 모습
지난 14일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전라북도의 한 초등학교의 학부모가 학교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지속적인 담임 교체 요구는 교육 활동 침해 행위"라며 교사의 손을 들어줬다.담임교사 B는 수업 도중에 페트병으로 소리를 내며 반복적으로 수업을 방해하던 학생에게 교실 바닥 청소를 시켰고, 학생의 부모는 분노하고 교육청과 B선생님을 상대로 다툼을 벌였던 사건이다.MZ 세대에겐 다소 낯선 얘기겠지만, X세대나 이 전 세대들에게 선생님이란 그림자도 밟지 말아야 할 존재처럼 존경 받아 마땅한 스승으로 여겨졌다.때로는 수업 도중에
문화체육부 장관에 유인촌 문화특보가 임명됐다. 특보로 발탁될 때부터 예견됐던 일이다.유인촌 특보는 이명박 정권 시절 이미 문화체육부 장관을 지냈다. 유 장관 시절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블랙리스트'다. 이명박 정권 당시 국정원은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에 대한 명단을 작성해 조직적으로 탄압했다. 여기에 문체부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일부 방송 진행자들은 이유도 모른 채 마이크를 뺏겼고, '좌파 배우'로 낙인찍힌 배우들은 스크린과 TV에 얼굴을 내밀 수 없었다. 소위 '좌파 예술인'들에 대한 탄압과 사찰은 이후 박근혜 정권까지 이어
저는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생각하며 삽니다. 동일한 역사적 사건을 기록한 문장이 서로 다른 부분도 있지만, 인간에게 영원한 생명이란 선물을 주기 위해 성령님이 성경 기자들에게 이 말씀을 기록하게 하셨다고 봅니다. 그래서 성경이 말하는 메시지에 늘 귀를 기울입니다. 또 성경에 나온 창조·타락·구원에 관한 이야기가 제시하는 길이 좋은 것이라고, 이 길로 같이 가자고 다른 이에게 기꺼이 이걸 추천합니다.성경에 나온 이 세 개의 이야기는 인간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이정표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걸 '기독교의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을 계기로 촉발된 교사들의 교권 회복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드러난 교권 침해 사례는 참담하다 못해 끔찍하다.지난 6월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자리 배정에 불만을 품은 남학생이 교실에서 담임 여교사를 폭행하는 일이 일어났다. 5분간 지속된 폭행으로 교사는 실신했고 병원에 실려 갔다. 교권 침해는 고사하고 교단은 이제 기본적인 안전조차 보호받지 못하는 곳이 됐다.전교조의 조사에 따르면 교사들의 60% 이상이 우울 증상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육사 교정과 국방부 청사에 세워졌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두고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홍범도 장군은 1920년 봉오동 전투의 주역으로 독립군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흉상 이전의 주된 이유는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가입 이력이었다. 1948년도에 창설한 대한민국 군대가 1920년대 공산당 전력까지 색출해 '처단'하는 모양새다.홍범도 장군이 소련 공산당에 가입한 시기는 좌·우의 이념적 대립이 없던 시기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소련은 연합군으로 같은 편이었다. 연합군의 상대는 당연히 일본제국주의였다. 홍범도 장군은 일제와 싸우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의원직 제명안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에서 부결됐다.1소위는 여야 각각 3명씩 속해 있다.무기명 비밀투표이지만 민주당 소위 위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져 부결된 것으로 세간에 떠돌고 있다.민주당은 정신차리라.가뜩이나 30%도 안 되는 지지율로 인해 정부 여당의 일방통행 횡포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김 의원을 제명하지 않고 혈세를 지급하게 만든 이번 결정은 그나마 있던 지지율마저 깎아 먹는 일이다.가상자산 거래 논란으로 윤리특위에 제소된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과의 형평성 문제와 김 의원이 내년 총선에 불
지난 7월 25일은 세계 익사 예방의 날(World Drowning Prevention Day)이다. 익사는 세계적으로 매년 23만6000건이 발생하는데, 피해자의 대부분 24세 미만의 아동과 청소년이다. 사고장소 90%는 저소득 국가의 강, 호수, 우물, 가정용 물 저장 탱크 등에서 일어난다. 수변 안전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개도국에서 강물과 호수는 목숨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일터가 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어린이와 청소년이 이러한 일터의 주된 노동 인력이다.익사는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킨다면, 어느 정도 예방 가능한
육군사관학교와 국방부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을 놓고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는 홍범도 장군의 소련군 참여 사실을 '공산세력과 협력한 행위'로 해석해 육군의 장교 양성학교와 국방부에 흉상을 두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육사에 설치된 5명의 동상을 모두 이전하려고 했지만, 반발이 거세자 홍범도 장군의 흉상만 이전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광복회와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홍범도 장군에 대한 이념적 문제는 지난해 국민의 힘 신원식 의원이 제기했다. 육사 동
구약성경에서 은혜로 번역한 히브리어는 여러 개인데, 그중 하나가 헤세드입니다. 이 단어는 성품을 말할 때도 썼는데, 하나님의 성품이 헤세드입니다. 우리말 성경은 이 단어를 '아름다움'으로도 번역했는데, 인간의 아름다움은 하나님에 비해 보잘것 없어서(이사야서 40:6), 메마르고 뜨거운 바람 앞에 놓인 들의 꽃과 같은 처지입니다.신약성경은 이런 의미를 카리스로 표현했는데, 이는 '사람에게 복리를 가져오는 신들의 호의'를 뜻합니다. 플라톤의 문헌에서 이 낱말은 '좋은 선물, 기쁨, 감사' 등의 뜻으로 쓰였고, 바울은 그가 쓴 편지 수신
일본이 오는 24일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방류 사실을 발표했다.한미일 정상회담이라는 외교 행위를 마치 오염수 방류의 승인 절차처럼 활용하는 교묘한 술책처럼 보인다. 일본이 방류하는 오염수의 양은 무려 133만톤이고, 30년 동안 이어진다.IAEA는 검증 결과 오염수 방류가 큰 문제가 없다고 이미 확인했다. 하지만 일본은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잦은 고장 사실을 은폐했고, IAEA의 시료 채취도 거부한 전력이 있다. 검증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
뜨거운 햇볕 아래 파행을 겪으며 세계적 망신거리가 된 '새만금 잼버리'만큼이나 강력한 사건 사고가 많은 여름을 보내고 있다.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등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의 분노에 찬 폭력 사건은 일일이 세는 것도 지친다.뿐만이 아니다. 서이초등학교 교사 자살 사건, 동화성세무서 세무공무원 사망과 같이 악성 민원인으로 인한 사고로 의심받는 다양한 사건을 보면서 사회적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힘들 지경이다.분노와 감정관리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로 오는 압박감에 관한 다양한 사건은 우리 사회
제78주년 광복절 기념식이 15일 이화여대 강당에서 열렸다. 한일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지금 대통령의 기념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주목됐다.그러나 우려했던 대로 좌·우 편가르기와 뉴라이트 이념만 대변하는 편파적인 기념사로 끝났다. 한일간의 과거사나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윤석열 대통령은 "독립운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운동"이라고 했다. 일제강점기를 합법화하고 대한제국의 패망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위험천만한 발언이다. 아울러 뉴라이트 계열에서 오랫동안 주장해온 내
'집단항명수괴'. 듣기에도 무서운 말이다. 상하 조직 체계가 가장 엄격한 군에서 항명은 가장 큰 죄목 가운데 하나다. 집단항명수괴는 다른 사람도 항명을 하도록 부추긴 우두머리라는 뜻이다.군 형법상 집단항명수괴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중범죄에 해당한다. 수해 지원 과정에서 숨진 고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씌워진 혐의다.수사를 잘했다고 국방장관에게 칭찬까지 들었다던 해병 수사단장이 이렇게 어마어마한 죄를 지은 혐의로 수사대상이 된 이유는 뭘까. 여론이 들끓자 집단항명수괴 혐의는 '항명'으로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로 입주민들은 물론 시민들도 건축물 부실시공에 대해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부실 시공을 감독하는 감리·시공에서 공정·안전·환경관리를 비롯해 기술지도를 하는 감리가 부실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세이프타임즈가 11일 건설현장에 몸 담고 있는 복수의 감리자와 심층 인터뷰를 통해 민간 다중이용건축물 실태를 살펴봤다.우리나라 감리제도는 △건설기술진흥법(건진법)에 의한 건설사업관리 △주택법에 의한 감리 △건축법에 의한 감리로 구분된다.건진법에 의한 감리는 주로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관급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