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때마다 고민했던 책들을 정리했다.책장이 모자라 부모님집에 지금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놈들도 곧 정리할 예정이다.대학시절부터 모으기만 하고 버리지 않아 집 한 켠을 차지했던 각종 이론서를 정리하니 내 마음도 홀가분하고 생각의 지평도 넓어지는 느낌이다.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그간 나를 만들고 지탱해 주었던 근간이 떨어져 나간 기분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정리한 것은 내 생각의 폭을 더욱 넓히고자 함이다. 그래서 인증사진도 찍지 않았다.우리는 현재 진보 아니면 보수로 나뉘어 으르렁대고 있다. 일본인들이 식민통치를 위해 사상적
정들었던 종로에서의 예배 장소를 옮기면서는 그들과 기쁘게 헤어질 수 있었습니다. 아나돗공동체가 처음으로 예배를 시작한 후 6개월 정도 지났을 때 우리를 조건 없이 받아줬던 분들은 북향민이었습니다. 이분들의 도움으로 교회와 대안학교를 운영했었습니다.때가 돼 그곳을 떠나 왔습니다. 이분들의 성향이 우리와 다른 부분도 있지만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원한다는 건 같습니다. 그래서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이분들과 연합해서 대안학교를 운영했었습니다. 하지만 기독교상담으로 인해 우리에게 새로운 일이 생겼고, 이를 준비하기 위해 종로에서 다른
우리 강아지는 흔히 '말티즈'라 불리는 몰티즈 종이다. 이름은 마루. 그런데 보통 말티즈 보다 몸체가 두세 배 커서 사람들이 말티즈가 맞느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우리는 이름을 덧붙여 '마루티즈'라는 변종이라고 농담한다.이 아이가 우리집에 온 지 12년이 흘렀다. 첫 강아지인 토이 푸들을 7년 만에 허망하게 보내고 다시는 강아지를 안 키운다고 했지만 딸아이의 성화에 졌다. 사실 첫 강아지 입양도 강력하게 반대했다. 어떻게 집 안에서 동물과 함께 지내느냐는 생각이었다. 그때도 딸아이의 성화에 졌다.이름은 구슬이. 무척이나 영리한 녀석은
언제인지 기억은 나지 않는 과거 어느 날, 둘째 딸이 가상현실을 소재로 한 일본 만화영화를 보고 나서는 불쑥 이렇게 물어왔다. "아빠, 나도 저런 게임 하고 싶어"라고.안경 하나만 쓰면 가상현실 세계에 접속해 마치 현실처럼 보고 느끼며 게임을 하는 모습이 상당한 호기심을 자극한 듯 했다.사실 어른인 나도 그런 게임을 해보고 싶은 것은 같았다. 그런 게임이 아직 없다는 것이 문제일 뿐.그래서 이렇게 답해줄 수 밖에 없었다. "조금만 있으면 그런 게임이 나올 거야. 그때 실컷 하자"시간이 지나 2018년이 되자 가상현실 게임을 소재로
심리학 용어 가운데 '선택편향(selection bias)'이라는 말이 있다. 확률을 구하기 위해 모은 자료들이 랜덤하다고 착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하면 사과를 사러 갔을 때 수많은 사과 중에 두, 세 개를 골라보니 신선했다. 그래서 그 사과 전체가 싱싱하다고 판단하는 오류를 뜻한다.윤석열 대통령의 '870원짜리 대파 한 단'이 떠오른다. 이런 모습이 국무회의에서 또 연출됐다.총선이 끝나고 엿새 만에 윤 대통령의 총선 참패에 대한 '입장 발표'가 있었다. 사과가 아니라 굳이 입장 발표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그야말로 자신의 입장
"인간의 본질은 인간과 인간을 연결하는 공동체 안에 있는 것이다."독일의 철학자 포이어바흐(L. A. Feuerbach)는 인간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이 말처럼 인간이 인간으로 불리기 위해서는 어떤 물질적 구성 요소보다 한데 모여 생활할 수 있고 공동체 의식을 지니는 게 중요하다.우리는 이 부분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공동체를 구성하고 그 안에서 인간이 나눌 수 있는 공적 이익을 향해 나아간다.공동체 안에서 공존(共存)을 위해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인간의 본질이고 그것이 축약된 공동체가 바로 회사이기 때문이다.공동체 안에
최근 인터넷신문 세이프타임즈가 자매지로 창간한 매체가 세이프머니다. 우리말로 '안전한 돈'이다. 세상에 안전한 돈이 존재할까?복잡한 현대 경제에서 쉽사리 안전한 돈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지난해부터 홍콩H지수가 포함된 주식연계증권(ELS · Equity Linked Securities)에 투자했던 금융소비자들은 원금손실의 쓴맛을 봤다.저금리 시대에 은행만을 거래하던 예금자들이 저금리 시대에 조금이라도 수익을 더 올리기 위해 은행 창구에서 제시한 고금리 금융상품에 손이 간 것은 인지상정이다. 주변에 주식연계증권의 위험성에 대해 일러
정보보안분야에서 근무하는 담당자들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간혹 예상치 못한 질문들이 쏟아지는 경우가 있다.그런 질문들 중 왕왕 등장하는 것으로 직원들이 개인용 소프트웨어를 회사 PC에 설치해 사용하는 경우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더 정확히 표현하면 회사에서 인가하지 않은 비인가 소프트웨어를 직원이 임의로 회사 PC에 설치해 사용하는 경우를 의미한다.보통의 기업들의 경우 비인가 소프트웨어 사용여부를 점검하고 제재하는 업무는 보안조직의 업무가 아닌 총무부서 등에서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하지만 업무란 것이 똑
야당의 압승, 여당의 참패로 끝난 선거22대 총선이 여당의 참패로 끝났다. 3번 연속 총선 패배다. 윤석열 정부는 재임 기간 내내 여소야대의 국회와 마주하게 됐다.여당은 개헌저지선을 간신히 넘긴 108석의 의석을 확보했다. 야당은 20대 총선과 비슷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야당의 압승이다.이번 총선에서 가장 눈에 는 대목은 조국혁신당의 약진이다. 비례의석만으로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단숨에 국회 제3당으로 뛰어올랐고,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이재명 대표 체제에 반발해 신당을 꾸렸던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는 단 1석을 얻는데
우리나라는 2016년 개정된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매년 국민 1만명에 대한 건강 수준, 건강 관련 의식 및 형태, 식품 및 영양 섭취 실태 조사를 통해 국가단위 통계를 산출하는 전국 규모의 조사인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실시하고 있다.이 법의 취지를 살펴보면 국민에게 건강에 대한 가치와 책임 의식을 함양하도록 건강에 관한 바른 지식을 보급하고 국민 스스로 건강생활을 실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함이다.이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통해 국가는 국민의 건강행태와 만성질환 등 주요 조사 결과에서 영역별 지표 추이
'사기'란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이익을 얻기 위해 나쁜 꾀로 남을 속임'으로 나옵니다. 이를 기망(欺罔)이라고도 하는데, '망'이란 글자에는 '그물'이란 뜻이 있습니다. 속이는데 그물까지 동원했으면 빠져나갈 수 없도록 온갖 방법을 다 쓴 것입니다. 그래서 법률용어사전에선 '수단과 방법에 제한이 없으며, 작위건 부작위건, 적극적이건 소극적이건 상관없이 거래 관계에서 지켜야 할 신의칙(信義則)에 반해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는 모든 행위'를 기망이라고 합니다.이제 다음에 등장하는 사례를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가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하겠다는 소식이 밤늦게 전해진 뒤, 정가에서는 상당한 기대감을 가졌다. 특히 지지율 하락에 고심하고 있는 여권에서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유연한 입장뿐 아니라, 민심을 다독이는 진솔한 사과도 기대했던 것 같다.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는 '2000명 증원'에서 단 한발도 움직이지 않았다. 의사들을 향해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안을 가져오라고 공을 넘겼지만,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는 의사들이 '타당한' 안을 내놓을 리 만무하다.51분의 길고 긴 시간 동안 윤석열 대통령은 2000명 증원의 당위성에 대해 설
최근 몇 년간 시장의 각광을 받으며 무서운 기세로 증가하던 기업들의 클라우드 전환 추세가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클라우드 도입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는 있지만 반대로 도입에 따른 부담이나 우려를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최근 기업들의 DT(Digital Trasnformation) 사업들이 주춤해진 것도 클라우드 전환이 주춤하게 된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일 것으로 생각된다.기업들이 클라우드 전환에서 가장 부담을 느끼는 부분은 클라우드 도입에 따른 비용과 보안에 대한 불안감이다.즉, 클라우드가 안
총선 보름을 앞두고 수도권 위기론이 여권에서 확산하고 있다.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시민사회 수석의 회칼 발언, 풀리지 않고 있는 의정갈등 등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급한 마음에 '범죄자, 종북세력' 운운하는 현수막을 게시하며 단골 소재인 이념 문제를 다시 꺼내 들려 했지만, 수도권 출마자들의 거센 반발에 밀려 결국 몇 시간 만에 번복하는 해프닝도 빚어졌다.여기에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도태우 후보의 공천 취소로 대구 민심까지 흔들리고 있다. 홍준표 대구 시장은 "투표하러 갈 맛이 안난다"는 발언으로 대구 민
'아나돗 편지'에서 '정이신 칼럼'으로 제목을 바꾸기까지, 세이프타임즈에 글을 쓴 지도 벌써 몇 년이 지났습니다. 세이프타임즈에 기고했던 칼럼인 '아나돗 편지'는 인연의 끈이 닿아서 책으로도 발간했습니다. 제가 칼럼집을 내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도 없이 살았기에, 그런 기회를 만들어 준 세이프타임즈가 고마워서 계속 글을 쓰고 있습니다.'아나돗 편지를 쓰면서 여러 가지 사연을 담은 일을 만났지만, 그들·저들과 약속했던 대로 그걸 공적인 메시지로 바꾸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나돗 편지'를 '정이신 칼럼'으로 바꾼 지도 꽤 됐기에, 제가
MBC 기자를 향해 회칼 테러를 언급하며 협박에 가까운 망언을 했던 황상무 시민사회 수석이 결국 사퇴했다.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지 엿새 만이다.황 수석의 사퇴는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여당의 거센 사퇴 요구가 결국 수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황 전 수석의 발언은 과연 민주국가의 정부 인사가, 그것도 정부에 대한 감시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언론을 상대로 할 수 있는 수준의 발언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발언의 당사자가 언론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황 전 수석이 언급한 회칼 테러 사건은 1988년 중앙경제신문 기자였던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이 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했다. 대사는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위급 외교관이라는 점에서 영예로운 자리가 틀림없다.하지만 이 전 장관의 임명과 출국 과정은 마치 해외 도피를 연상시킬 정도로 전격적이고 무리한 느낌이 강하다. 이 전 장관은 채 상병 사망사건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지난 1월 공수처에 고발됐고, 출국 금지됐다.대통령실은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스스로 무능한 업무 능력을 확인해 준 셈이고, 상대국에 대해서는 있을 수 없는 외교 결례를 범한 것이다.그럼에도 이 전 장관에 대한 '출국
은행이 필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갑작스럽게 목돈이 필요한 경우 은행의 대출 기능은 아주 요긴합니다. 그런데 대출받았을 때는 내 돈이 아니기에, 이자를 주거나 은행에서 요구하는 담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는 경제적으로 부담되는 일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수시로 적은 돈을 은행에 모아뒀다가, 목돈이 필요할 때 찾아 씁니다. 이는 내 돈을 찾아 쓰는 일이기에 이자를 물지 않아도 됩니다.동양학에서 사람이 자기에게 주어진 길을 바꾸는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는 적덕(積德)은 내가 은행에 수시로 저금했다가 목돈이 필요할 때 찾아 쓰는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정부와 의사들간의 대립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정부는 지난달 말을 전공의들의 복귀시한으로 정하고 시한을 넘길 경우 행정절차에 착수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은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정부는 정부대로 전공의들의 근무지 이탈을 파악해 의사면허 정지처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재 파악된 업무개시명령 불이행자는 7854명에 이른다.정부의 강경방침에도 의료계의 반발은 오히려 확산하고 있다. 서울의 주요 수련병원에는 매년 3월 충원되던 인턴과 레지던트가 거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새로 인턴이
한때 20대 청년층은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 제 20대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이런 기저에 유의미한 변화가 감지되었다. 20대 젊은 남성들의 보수화가 급격히 진행된 것이다. 반면 젊은 여성들은 진보를 지지한 경우가 많았다.이런 현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급기야 '페미니즘'과 '한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서로를 비하하고 대립각으로 돌아섰다. 여기서 '한남'은 한국남자를 비하한 말이다.우리나라의 젠더갈등은 아래표를 봐도 극명하게 나타난다. 독일과 미국은 벌써부터 젊은 세대의 의식 변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