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대 위하여 / 목 놓아 울던 청춘이 이 꽃 되어 / 천년 푸른 하늘아래 / 소리없이 피었나니그날 / 한 장 종이로 꾸겨진 / 나의 젊은 죽음은 / 젊음으로 말미암은 / 마땅히 받을 罰이었기에원통함이 설령 하늘만 하기로 / 그 대 위하여선 / 다시도 다시도 아까울 리 없는 / 아아 나의 청춘의 이 피꽃동백꽃 / 유치환겨울을 느끼러 간 제주는 여전히 가을이다. 오름의 억새는 저녁 햇살에 부서지고 바닷가 잔디는 곳곳이 파릇하다.동백은 계절을 따라 소리없이 제주를 물들인다. 아직 핏빛 눈물로 떨어지는 낙화(落花)는 없어도 또다시 제주의
축구는 가장 간단하고 원시적인 경기 중 하나다.어지간한 공간에 공 하나만 던져 주면 된다. 정식 경기가 아니면 특별한 규칙도 없다. 반칙만 아니면 골만 넣으면 이긴다. 남자라면 소싯적에 공 한 번 차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삼국시대 김춘추와 김유신도 축국(蹴鞠)으로 우정을 나눴다는 기록이 있다. 오늘날 축구와는 경기방식이 다소 다르지만 공을 다투는 방식은 동일하다. 축구는 그만큼 오래되고 대중화된 운동경기다.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월드컵이 올해 카타르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은 16강에서 여정을 마쳤다. 사실 16강도 험난한
핼러윈 데이는 12세기 켈트족에서 유래해 서유럽에 퍼져나간 후 미국에서 크게 유행한 축제다.귀신 분장은 고대 켈트족의 삼하인(samhain)축제에서 죽은 사람이 산사람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핼러윈 데이에 미국 어린이들은 "과자를 안주면 장난 칠거야"라며 이웃집 문을 두드린다.이때 귀신이나 기괴한 분장을 하는데 바로 고대 삼하인 축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켈트족은 그들의 새해인 11월 1일에 축제를 벌였지만 핼러윈 데이는 10월 31일에 지킨다.요즘 핼러윈 데이에 젊은이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초등학교나 유치
경기 양평 용문사에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913년(신덕왕) 대경 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용문사는 천년 고찰로 주말이면 많은 행락객들이 모여드는 명승지다.대한제국 때 전국에서 의병이 들불처럼 일 때는 경기도 양평 일대 의병들의 근거지가 되기도 했다.용문사 진입로를 걷다 보면 학창시절 배운 정비석 님의 '산정무한'이라는 수필이 저절로 떠오르게 된다.여름 한철 더위에 젖은 옷을 짜면 그대로 푸른 물이 주르륵 흐를 것만 같고 가을에는 수줍은 새색시의 빠알간 볼이 숲 속에서 툭 튀어 나올 것만 같다.용문사까지 1㎞에 이어지
1795년(을묘년) 조선 제 22대 임금인 정조 대왕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기념해 수원까지 능행차를 시행한다. 이때 정조 대왕이 안산 관아에서 하룻밤 머물 일이 생겼는데 정조 대왕은 이곳을 아주 수려하고 편안한 마을이라 극찬했다고 한다.경기도 안산시 안산동 수암봉 자락에 위치한 안산 읍성은 최근 정조 대왕 객사와 안산 읍성이 복원됐고 매년 이곳에서 '안산 읍성 축제'가 열린다. 9일 정조 대왕 어가 행렬은 안산고등학교 학생과 지역주민이 참여한 가운데 안산 동막골에서 안산 읍성 까지 2㎞에 걸쳐 진행됐다.
추분이 지났지만 한 낮의 햇살은 아직 따갑다. 그러나 비단처럼 펼쳐진 핑크빛 물결이 더위마저 식히게 한다.언덕은 생각을 심는 곳이다. 고즈넉한 소나무 한 그루의 말없는 속삭임이 바람을 타고 전해온다.안성 팜랜드는 지난 16일 부터 '코스목동 축제'를 열고 있다. 바다처럼 펼쳐진 분홍빛 코스모스와 노란 코스모스가 장쾌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눈과 귀가 어지러운 요즘 잠깐 시간을 내어 다녀올 만한 곳이다. 아기자기한 동물원과 승마체험도 있어 가족 나들이에도 좋은 곳이다.
지난 3월 수리산 군포, 안산 부근에 제법 큰 산불이 있었다. 이틀 동안 상암경기장 11개에 달하는 면적(8ha)을 태우고 이틀만에 진화되었다. 발화 원인은 농업용 비닐 자재창고 화재였다. 이 무렵 울진 삼척과 부산 등 전국에 동시 다발적으로 크고 작은 산불이 일었다. 봄철 가뭄과 강한 바람 그리고 인재가 주 원인이었다.화마가 지나고 간 수리산 자락은 아직도 처참하다. 화재가 발생한지 7개월이 가까워 오지만 지금도 비 오는 날은 숯 냄새가 적지 않다. 능선 양편으로 화마의 피해가 엇갈렸는데 숲의 색상이 극명히 다르다. 화마가 지나간
능소화의 화려한 자태로 여름이 지나고 코스모스의 소녀같은 몸짓으로 가을이 시작됐다.코스모스는 신이 세상에 꽃을 만들때 처음으로 만든 작품이라는 전설이 있다. 가을 바람에 하늘거리는 모습이 마치 소녀의 수줍음을 닮아 '소녀의 순정' 이라는 꽃말을 담고 있다. 멕시코가 원산지로 지금은 전 세계에서 널리 자라고 있다.코스모스를 여름에도 볼 수 있는 이유는 25도 이상에서 씨앗을 발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스모스는 역시 가을바람에 흔들려야 제 맛이다.꽃은 서로가 다치지 않게 피어난다. 이미 자란 꽃이 지면 그 군락 옆으로
경기 시흥도시공사는 한글창제 576주년을 맞이해 다음달 8일 시흥국민체육센터와 능곡어울림센터에서 '한글 사랑 바른말 고운 말 행사'를 진행한다.22일 공사에 따르면 시민들에게 한글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행사는 한글과 관련된 문제풀이를 통해 한글을 더욱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물론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1부 행사는 오전 10~11시, 2부 행사는 오후 3~4시로 센터에서 2회에 걸쳐 진행한다. 차수 별 선착순 50명까지 참여할 수
1968년 경인고속도로를 시작으로 반세기를 조금 넘는 동안 한국의 고속도로는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 2019년 51개 고속도로에 총연장 4800㎞에 달한다. 서울과 부산의 하루 생활권에 감동했던 시절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도로는 좋아지고 그에 따라 자동차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늘어난 자동차와 비례해 교통사고도 많아졌다. 한국도로공사, 교통안전공단 등 관련 기관에서 안전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한국의 교통사고율은 세계 상위권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고속도로에서 작은 사고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고속
여태까지 보지 못한 태풍일 것 이라던 힌남노는 지난 6일 정오 무렵 포항을 지나 소멸됐다. 이로써 1주일 간에 걸친 '힌남노 공포'도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태풍 힌남노는 발생 시점부터 공포감을 안겨 줬다. 2003년 경남에 상륙해 역대급 피해를 안긴 태풍 매미, 2016년 부산 마린 시티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던 차바를 합친 규모라는데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천만다행으로 예상했던 것만큼의 피해는 남기지 않고 지나간 것 같다. 물론 크던 작던 피해는 발생했고 당사자에게는 크게 심란한 문제임에 틀림없다. 이분들의 아픔과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83개국에서 1위 이거나 1위를 했던 드라마. 세간의 가장 핫 한 이슈가 되고 있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한국문화의 컨텐츠 가치는 물론 넷플릭스의 기업가치를 수십배나 올려주고 있다. 흥행이 주는 효과를 보면 잘 만든 콘텐츠 하나가 얼마나 큰 부가가치를 생산하는지 실감하게 된다.불과 십 수년 전만해도 '쥬라기 공원'이라는 영화에서 벌어들인 수입이 한국 중형차 1년 수출액과 맞먹는다는 보도를 보고 부러워했는데 격세지감이다.오징어 게임의 시작은 밋밋하다. 중반 들어 본격적인 게임에 들어서면 상황이 달라진
흔히 제갈량의 묘책으로 알고 있는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는 초한지 배경이 되는 '초한 쟁패기'에 먼저 등장했다.한신은 유방, 항우와 맞설 만한 세력을 갖고 있었지만, 유방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한신의 모사 괴철은 한신에게 유방으로부터 독립, 중립국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유방-항우-한신'의 힘을 '정족지세(鼎足之勢)'로 만들면 삼국이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계책이었다.정치적 판단력이 부족했던 한신은 "유방을 배신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 괴철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지금의
1000조가 넘는 예산을 집행해 소위 '천조국'이라 불리는 미국은 질시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들은 언제나 옳았고 그들의 방식은 세상의 모범처럼 보였다. 그런 미국이 제46대 대통령선거에서는 망신을 톡톡히 당하고 있다.한국시간으로 3일 실시된 대통령선거는 아직까지 승자도 패자도 없는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급기야는 승패와 관계없이 의회, 연방법원까지 가는 장기전도 불사하겠단다.아무리 미국의 선거제도가 독특하다지만 미국이라는 환상이 총체적으로 무너지는 느낌이다.미국 대통령 선거는 엄밀히 말하면 대통령에게 투표하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요즘은 어린아이들도 '테스형'에게 인생을 묻는다. 가당치않은 모습에 실소까지 나온다. 지난달 30일 KBS2 TV에서 방영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공연 여파다.'가황'이라 불리는 나훈아는 20% 가까운 시청자를 TV 앞에 끌어 모았다. 나훈아 특유의 가창력과 무대 장악력도 볼만했지만 무엇보다 신곡 '테스형'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적지 않은 사람들이 "트롯은 유치하다"고 말
북한해상에서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고 시신마저 불태워졌다는 보도로 연일 정국이 뜨겁다.북한은 사살한 건 인정하지만, 전염병 예방 차원에서 부유물만 불태웠을 뿐 시신은 자신들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까지 발빠르게 사과하는 행보를 보였다.피해자인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월북하려 했느냐 아니냐'도 세간의 관심이 되고 있다. 구명조끼 착용과 선상에 벗어 놓은 신발 등 여러가지 정황이 의혹을 부추겼다. 여기에 일부 언론과 개인방송 채널의 가십거리까지 더해져 혼란스럽다.야당은 이번 사건을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골프는 소위 성공한 사람들만의 스포츠였다. 사회적 지위와 인맥 과시는 물론 비즈니스 접대와 권력형 청탁의 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소위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던 골프가 최근 대중적인 스포츠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사람들의 생활수준 향상보다는 스크린골프가 대중화를 이끌었다.골프 시뮬레이터(Golf Simulator)라고 부르는 스크린 골프연습장은 2000년대 초부터 국내에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값싼 사용료와 접근성의 편리함으로 앞으로도 스크린 골프연습장은 골프 대중화에 폭발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봄이 오는 길목이 아무리 험할지라도 자연은 예비한 봄을 어김없이 깨우고 있다.한국의 봄은 진달래의 분홍빛 수줍으로 시작해 눈물처럼 떨어지는 목련꽃으로 마무리 된다고 했던가.꽃샘 추위와 코로나19로 인해 등산객마저 한적한 15일 안산시 수암봉에도 봄의 전령이 피어나고 있다.그동안 청정 지역이었던 안산시는 지난 7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로 현재 총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인근도시에 비해서는 아직 낮은 편이다. 철저한 사전 방역과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무엇보다 주효했다. 코로나19에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온다. 도도한 자연의 흐름은
인터넷이 사회망을 그물처럼 감싸고 SNS사용자들이 폭발적인 우리나라는 5000만 전 국민이 언론인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유튜브는 1인 방송국까지 만들 수 있어 세상은 그야말로 정보의 홍수다.좋게 말해 정보지 어설픈 자기주장을 강변하거나 가짜뉴스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반 쪽 매체들이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요즘 대한민국을 더욱 어지럽게 하고 있다.지난 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 19가 이제 본토를 넘어 우리나라에서도 거세다. 발병 초기만 해도 세계적으로 모범적 대응국가로 칭찬받던 우리나라가 지난 18일을 기점으로
1918년 가을 미국 서부전선에 주둔했던 미군부대에 유해성 인플루엔자가 창궐하게 된다. 순식간에 4만4000명의 미군을 사망에 이르게 한 〈스페인독감〉의 출현이다.스페인독감은 몇개월 만에 2000만명을 죽음으로 몰며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다. 인도에서만 1250만명이 사망하고 발병지인 미국은 55만명이 피해를 입었다. 발병지와 상관없는 스페인이 독감 명칭으로 사용된 건 이를 스페인 언론이 보도했기 때문이다.유행성 인플루엔자는 20세기 들어서도 주기적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2003년 중국 남부에서 발병한 사스(SARS)는 770명의